음악에도 맛집과 같은 아티스트들이 있다. 유튜브와 사운드클라우드를 파도타기하며 발견한, 왠지 모르게 나만 알고 싶은 그들. 마치 입소문만 믿고 골목을 누비며 찾아낸 진짜배기 맛집과 비슷하달까.
기획연재 네 번째 챕터에서는 ‘맛있는’ 보컬과 사운드를 자랑하는 싱어송라이터들을 소개한다. 우연찮게도(?) 이름 스펠링이 K로 시작하는 그들이다. 강다나, kenessi(케네시), Knave(네이브) 세 명이 여기 있다.

강다나는 따뜻하고 차분한 보컬의 소유자로, 사운드 위에 살포시 덮인 서정적인 가사가 매력적인 아티스트이다. 맛으로 비유하자면 ‘달콤한 생크림 케이크’에 가깝다. 차가운 계절감이 느껴지는 그녀의 곡은 특히 겨울에 잘 어울리며, 특유의 서정적인 스타일 덕분에 드라마를 보는 기분을 선사한다.
한편 강다나는 몇 개의 싱글을 비롯해 EP [그 밤]을 발표하며 왕성한 활동을 지속해왔다. 더불어 제이씨 유카 피처링의 ‘Puzzle’, 케네시와 함께한 싱글 ‘LOVE !’ 등에 이은 다양한 아티스트와의 협업 또한 예고했다. 그녀가 음악관으로서 밝힌 “순간의 감정과 그 색깔을 충실히 표현하는 음악”이 바로 우리가 찾던 맛집의 요리가 아닐까.

케네시는 본격적인 결과물을 내놓은 시기가 비교적 최근임에도 불구하고, 결코 신인답지 않은 유연함과 테크닉을 가진 아티스트이다. 그의 보컬은 중독성을 동반한 ‘짭쪼름한’ 맛이다. 그는 타 싱어들과는 다르게 리드미컬하게 트랙을 누비는 스타일이며 이를 통해 만들어진 두드러진 그루브가 특징이다. 또한 ‘Sunrise’과 같은 트랙에서는 직접 랩을 하기도 하는데, 다채로운 결의 프로듀싱을 비롯해 다재다능한 그의 역량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지루할 틈이 없는 그의 독특한 ‘맛’은 EP [Sun and Moon], 싱글 ‘ㅂㄷㅂㄷ’ 등에서 확인해 볼 수 있으며, 7월 중에는 새 앨범이 발매될 계획이라니 기대해보도록 하자.

소개한 아티스트 중 가장 원숙미가 돋보이는 네이브는 담백하면서도 솔풀한 보컬이 특징이다. 네이브가 선사하는 ‘맛’은 뷔페와 같다. 그의 음악은 대체로 어쿠스틱하고 재지한 방향에 최적화된 것 같으면서도, ‘Onedrive’, ‘Cloudy’와 같은 트랙에서는 세련된 얼터네이티브 R&B를, ‘Call me back’과 같은 트랙에서는 실험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등 특정 스타일에 구애받지 않는다.
한편 그는 17년부터 대여섯 장의 싱글을 발매한 것은 물론, 작년 11월 첫 EP [A very Knave]를 발매하는 등 누구보다 많은 작업량을 보여주는 아티스트이다. 특정 메뉴의 느낌이 아닌 다양한 ‘맛’을 함께 즐기고 싶다면 네이브의 음악을 재생하면 된다.
*KozyPop 매거진 에디터 최승렬 님이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