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News 국내음악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pH-1의 음악 : pH-1 믹스테잎

[앨범리뷰]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pH-1의 음악 : pH-1 믹스테잎 [X]

작년 첫 정규앨범 [HALO]에 이어 딩고, 백예린과의 콜라보레이션 등 꾸준한 활동을 지속해온 하이어 뮤직의 pH-1이 믹스테잎 [X]를 발표했다. pH-1에 따르면, 제목 ‘X’은 그 간결한 이름과 달리 여러 의미를 내포한다고 한다.

먼저 ‘X’는 로마 숫자로 10을 뜻하며, 이는 10개의 수록곡을 나타낸다. 또한 ‘X’는 ‘예전 관계’를 의미하는 접두어 ‘ex’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이는 뉴욕 시절 초창기 pH-1의 날카로운 스타일을 암시하고 있다. 나아가 ‘X’는 대중들이 pH-1에게 가진 소프트한 인식에 대한 그의 답(잘못 알고 있음)이기도 하며, 앨범 내의 다채로운 콜라보레이션을 의미하기도 한다.

pH-1 MIXTAPE [X] Tracklist

우리는 [X]가 EP 혹은 정규가 아닌 ‘믹스테잎’이라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X]는 아티스트로서의 음악적 정체성과 방향성을 제시하려는 것이 아닌, pH-1이 준비한 하나의 이벤트이다. [X]의 아트워크가 pH-1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주황색이 아닌, 보색인 파란색으로 칠해졌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한 마디로 [X]는 기존 pH-1의 이미지에 반전을 줄 것을 요구한다. 다양한 아티스트, 프로듀서와의 자유로운 작업으로부터 나온 곡들은 평소 pH-1에게서 쉽게 볼 수 없었던 모습을 드러낸다. 특히 트랩, 붐뱁부터 시작해 EMO, 슬라임 등 트렌디함을 아우르는 세부 장르들이 믹스테잎을 더욱 다채롭게 꾸며준다.

pH-1 – PACKITUP! (prod. BMTJ) (Official M/V)

기존 pH-1의 밝은 음악과 거리를 둔 만큼, [X]의 전반적인 이미지는 어둡고 몽환적이다. 세부적으로는 어떨까. 굳이 구분한다면 전반부 다섯 트랙은 메시지 지향적이고, 후반부 다섯 트랙은 스토리텔링과 감정 지향적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전반부를 대표하는 곡은 타이틀곡인 ‘PACKITUP!’이다. BMTJ가 프로듀싱한 이 곡은 2분 초반의 간결한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음원 사재기 의혹과 같은 민감한 이슈를 짚고 넘어감으로써 메시지적으로 가장 뚜렷한 인상을 남긴다.

또한 ‘사인회’, ‘OKAY’와 같은 곡들에서는 그루비룸의 밀도 있는 프로듀싱은 물론이고, 키드밀리와 사이먼 도미닉, 저스디스 등 스타일리쉬한 랩스킬을 가진 아티스트들이 참여하여 힙합 고유의 맛을 극대화했다. 더불어 하이어 뮤직 아티스트들이 총집합한 단체곡 ‘TELÉFONO’까지, [X]의 전반부는 힙합 팬들의 귀를 즐겁게 하는 타이트한 매력의 트랙으로 가득하다.

앞서 ‘BLAME MY CIRCLE’의 프로듀싱을 맡은 그레이는 이어서 후반부의 시작을 책임진다. pH-1은 ‘센 척’을 필두로 잠시 붐뱁 박자의 부드러운 스토리텔링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ANYMORE’의 그는 애쉬 아일랜드와 함께 EMO 힙합의 방식으로 독특한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X]에서 가장 반전 매력으로 비치는 부분이다.

정규 1집의 메인 프로듀서인 Mokyo가 프로듀싱한 ‘I CAN TELL’에서는 BRADYSTREET, 버벌진트와 함께 퇴폐적인 무드를 선사한다. 그리고 Blase, 쿠기와 합을 맞춘, 자신감 넘치는 서사의 ‘MORAGO’가 이어지며, 아티스트로서의 고민을 노래하는 ‘DRESSING ROOM’을 마지막으로 믹스테잎은 끝이 난다. [X]의 트랙들은 유기적이진 않지만, 속도감 있는 기승전결로 지루할 틈이 없다.

이처럼 [X]는 다양성과 실험이 공존하는 믹스테잎 본연의 가치에 충실하다. pH-1은 화려한 참여진들 사이에서 변화무쌍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독설을 내뿜다가 묵직한 감정을 분출하기도 하고, 스웨거를 한껏 뽐내다가 이내 진중해지기도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X’라는 제목은 단지 pH-1의 예전 스타일만을 내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어떤 스타일도 대입가능한 하나의 변수(x)로도 해석할 수 있다.

모든 트랙의 이미지가 겹치지 않고 프로듀서 포함 각기 다른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음이 이를 반증한다. 이것이 [X]가 믹스테잎 이상으로 우리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이유이다.

*KozyPop 에디터 최승렬 님이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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