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Article 국내음악 사랑만큼은 영원해도 괜찮아 : 범키, 수란, dress – Mine

사랑만큼은 영원해도 괜찮아 : 범키, 수란, dress – Mine

따지고 보면 ‘영원히’란 단어는 이상한 말이다. 가장 좋아하는 일 앞에 붙여도 어색하기 때문이다. 가령 “영원히 헬스하자(?)”, “영원히 밥 먹자”라는 문구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인간의 대다수 욕구는 지나친 결핍은 물론, 영원한 충족 또한 견딜 수가 없다. 결국 과유불급이라는 심오한 진리가 우리 언어 속에 들어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한편으로 ‘영원히’와 깔끔하게 조합이 허락되는 표현이 있다. 바로 사랑이다. “영원히 사랑할게”라는 말은 발라드를 비롯해 일본 감성 애니까지 흔하게 쓰인다. 영화의 단골 대사인 “지금 시간이 멈추었으면 좋겠어” 또한 영원을 함축하고 있다. 영원을 허락하면서까지 인간이 사랑에 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범키, 수란(SURAN), 드레스(dress)의 ‘Mine’은 이처럼 영원을 갈구하는, 사랑에 빠진 진득한 순간을 이야기한다.

범키, SURAN (수란), dress – Mine 앨범커버

범키, 수란 조합은 ‘너의 뒤에서’ 이후 정확히 3년 만에 복귀식을 가졌다. 둘은 ‘갖고놀래’, ‘오늘 취하면’ 같은 대중적인 히트곡을 발표한 동시에 마니아들에게도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아티스트이기도 하다. 그리고 지난 with KozyPop 프로젝트인 ‘달링 (Darling)’의 프로듀서 드레스가 재참여했다. 계절감 뚜렷한 ‘달링’과 다르게, 이번 ‘Mine’에서는 산뜻한 수란과 범키의 보컬에 어울리는 가볍고 경쾌한 사운드를 선보였다.

‘Mine’은 사랑으로 인한 어쩔 줄 모르게 들뜬 감정을 이야기한다. 봄을 그려내는 훵키하고 발랄한 사운드가 이를 대변한다. 브라스 세션에는 Q the trumpet(큐 더 트럼펫)이 참여하여 풍성함을 더했다. 기승전결이 뚜렷한 구성은 아니지만 곡은 꾸준히, 부드럽게 귀를 간지럽힌다. 리얼 세션이 집중적으로 가미된 만큼, 담백하고 클래식한 풍미가 곡을 감싼다. ‘Mine’ 내에는 자극적이지 않은 유기농의 맛이 존재한다.

범키, SURAN (수란)

‘달링’과 ‘Mine’을 비교하며 듣는 것도 재미있다. 전자가 사랑에 빠진 두 남녀의 공간(“우연히 찾아온 거리”)을 이야기한다면, 후자의 키워드는 시간(“하루종일”)이다. 한편 ‘달링’ 속 영준과 쎄이의 고백에는 ‘자기’로 대변되는 풋풋한 사랑이 드러나고, ‘Mine’ 속 범키와 수란의 “익숙해질 때쯤에 더 떨리는 기분”은 이미 ‘내 것’이 된 편안한 연애를 노래하는 것 같다. ‘달링’, ‘Mine’은 서로를 부르는 호칭이라는 점에서 같지만, 연인에게 보내는 표현이 각기 다른 느낌으로 전달되어 색다른 감상을 준다.

수많은 사람들이 ‘Mine’ 속의 영원한 사랑을 기원한다. 그러나 사랑이 영원해지고 당연해지면 역설적으로 그 의미가 퇴색되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little vacay”와 같은 찰나의 ‘순간’이 빛나는 것일지도 모른다. 요컨대 사랑에 빠진 상대가 ‘내 것’이기를 원하는 이유는 우리의 참을 수 없는 유한함 때문이다.

범키, SURAN (수란), dress – Mine 일러스트 리릭 비디오

*KozyPop 매거진 에디터 최승렬 님이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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